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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불패' 14년 만에 해설위원으로 KBO리그 돌아온다

구대성(55)이 한화 이글스에서 유니폼을 벗은 뒤 14년 만에 해설위원으로 KBO리그에 돌아온다. 구대성은 2024년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으로 새롭게 합류한다. 구대성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출범 40주년 맞아 실시한 '레전드 40인' 투표에서 전체 8위에 선정됐다. 투수 기준으로는 선동열(1위)-최동원(2위)-송진우(5위)에 이어 4번째다. 1993년 빙그레(현 한화) 1차지명으로 입단한 구대성은 전천후 투수였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총 569경기에서 67승 71패 214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1999년 한화 이글스의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다승왕 1회, 방어율왕 2회를 차지했다. 정규시즌(1996년)과 한국시리즈(1999년) 최우수선수(MVP)에도 한 차례씩 선정됐다. KBO리그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에서 활약하며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했다.특히 국제대회 활약이 눈부셨다.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완투승을 거뒀고, 4강 진출에 성공한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독특한 투구 폼도 구대성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야구를 향한 도전 정신과 열정이 강한 구대성은 호주로 건너가 감독 겸 선수로 활약했다. 지난해 1월 중순에는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복귀전을 치러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MLB닷컴은 구대성의 등판 소식을 전하며 "영원히 던질지도 모를 선수"라고 소개했다. 야구에 대한 애정으로 해설위원을 맡게 된 그는 "중계석에서 야구팬들을 만나게 돼 설레고 기쁘다"며 "선수였을 때도, 해설을 하게 된 지금도 같은 마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느 위치에 있든지 최선을 다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멋진 해설자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한편 구대성과 함께 '최강야구'를 통해 입담을 선보인 이택근도 중계진에 합류했다. SBS 스포츠는 "두 해설위원의 영입으로 신선하고 다양한 색깔을 갖추게 됐다"며 "날카로운 사이다 입담을 자랑하는 베테랑 이순철 해설위원에, 뉴페이스 구대성과 이택근 해설위원의 합류로 3인 3색의 개성 있는 해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이형석 기자 2024.01.25 10:11
메이저리그

그레인키 FA+은퇴 기로...류현진 캔자스시티행 전망,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이 세 번째 푸른 유니폼을 입을까. 캔자스시티 로열스행 전망은 흥미롭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간) MLB 워싱턴 내셔널스와 신시내티 레즈에서 단장을 맡았던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을 통해 "류현진은 연봉 800만 달러(한화 약 104억 1600만원)를 받고, 캔자스시티와 계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캔자스시티는 경쟁력 향상을 위해 선발 투수 보강이 필요하며, 상황에 따라 류현진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언급했다. 윈터미팅이 시작되고, FA 계약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류현진의 MLB 3번째 팀 전망도 많아지고 있다. 캔자스시티행 전망이 나온 다음날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입단설도 불러졌다. 최근 일본인 선발 투수 마에다 겐타와 2년, 2400만 달러(312억원)에 계약하며 마운드를 보강했지만, 여전히 '바이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현지 관측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 동안 재활 치료에 매진했고,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2023 정규시즌 등판한 11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건재한 기량을 증명했다. 존 슈나이더 감독이 지나치게 투구 이닝(투구 수) 관리를 도모한 탓에 많은 이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마운드 위에선 특유의 정확한 제구와 노련한 수 싸움 능력이 돋보였다.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류현진이 장기 계약까지는 따내기 어려워도, 1~2년 계약 대상자로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캔자스시티는 2023 정규시즌 56승(106패)에 그치며 아메리칸리그(AL) 15개 구단 중 14위에 그친 약팀. 2015시즌 이후 포스트시즌(PS) 진출이 없고, 최근 5시즌엔 지구(중부) 4·5위만 오갔다. 캔자스시티는 2022시즌을 앞두고, 서른여덟 살이 된 잭 그레이키를 영입한 바 있다. 그는 7시즌(2004~2010) 동안 캔자스시티에서 뛰었던 투수이자 2021시즌까지 통산 132승을 거둔 리그 대표 투수였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있는 투수의 친정팀 복귀로 볼 수 있었지만, 마이크 마이너마저 팀을 떠나며 30대 투수조차 찾기 어려움 만큼 어려진 팀에 경험과 관록을 더하려고 한 구단의 의도가 핵심이다. 물론 그레인키가 미국 스포츠팬 사이에서 4차원으로 알려져 있고, 실리를 분명히 따지는 성향이지만, 젊은 선수들에겐 빅리그에서 성공한 투수였다. 그레인키는 1983년생이다. 캔자스시티 이적 뒤 2022시즌 4승, 2023시즌 2승에 그쳤다. 현재 FA 자격을 얻었다. 은퇴할 시점이 됐기 때문에 선수 연장 여부를 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캔자스시티엔 또 한 명의 구심점이 필요하다.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었을 때 세대 교체 연결고리 역할을 해줬다. 그게 구단의 바람이기도 했다. 캔자스시티는 스몰 마켓이다. 스토브리그에서도 전성기에 있는 대어급 FA를 영입하는 바이어가 아닌, 셀러에 가까웠다. 그런 캔자스시티이기에 류현진의 이적 전망이 더 눈길을 끌었다. 캔자스시티 유니폼도 푸른색이다. LA 다저스와 토론토에서도 류현진은 푸른색 유니폼을 입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1 19:13
메이저리그

[레인보우 리포트] 최악의 투수였던 후지나미 신타로, 반등의 시간이 다가왔다?

메이저리그(MLB)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질주는 올해도 엄청나다. 지난 8월 10일, 정규시즌 10승을 달성한 오타니는 야구 역사를 또 한 번 새로 썼다. MLB 역사상 단일 시즌 10승과 40홈런을 동시 달성한 선수는 2023년의 오타니, 단 한 명뿐이다. 2023년도 오타니의, 오타니에 의한, 오타니를 위한 시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오타니와 한때 일본프로야구(NPB) 왕좌를 두고 자웅을 겨뤘던 라이벌이 있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입단해 현재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뛰고 있는 후지나미 신타로다. 고시엔의 슈퍼스타였던 그는 오타니와 동갑내기이자 프로 입단 동기였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선 총 4개 팀의 동시 지명을 받았다. 미국 야구 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에 따르면 “오타니보다 더 좋은 선수”라고 평가한 스카우트도 다수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 둘의 미래는 극명하게 갈렸다. 과거는 물론 나란히 MLB에서 뛰고 있는 2023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니, 정확히는 한쪽의 결과는 참혹하기 그지없다. 후지나미는 2022시즌 후 MLB 진출을 선언했다. 후지나미의 외침에 답한 곳이 오클랜드였다. 지난 1월, 후지나미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오클랜드와 1년 325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시범경기 때까진 분위기가 괜찮았다. 오타니와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던 첫 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이후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종 18과 3분의 2이닝 20탈삼진 평균자책점 3.86으로 시범경기를 마무리했다. 후지나미의 최고 100마일(161㎞)짜리 패스트볼이 MLB에서 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내 그에겐 ‘리그 최악의 투수’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다. 첫 선발 4경기에서 후지나미가 내준 점수는 무려 24점. 평균자책점은 14.40에 달했다.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뒤에도 꾸준했다. 계속 두 자릿수 평균자책점을 유지했고, 7월이 돼서야 간신히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포스팅 계약 당시 오클랜드는 후지나미의 구위에 신뢰감을 나타냈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그들은 고교 시절부터 후지나미를 유심히 관찰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후지나미의 선발 등판 경기를 한 경기도 빠짐없이 챙겨 봤고, 팀 내부적으로 꾸준히 긍정적인 평가가 오갔다. 후지나미의 잠재력을 믿었던 오클랜드는 그가 부진하던 와중에도 계속 기회를 줬다. 시즌 초반 매주 토요일 등판으로 6일 휴식을 보장하며 배려해줬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오클랜드의 굳은 믿음 속에 후지나미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변화를 시도했다. 분명 속도는 더뎠다. 하지만 아주 조금씩 결과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후지나미의 7월 성적은 12경기 출전 14와 3분의 1이닝 19탈삼진 5실점. 범위를 좀 더 넓혀서 보면 최근 28경기(20일 기준)에서 30과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3.86으로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5월 15일, 오클랜드 불펜코치 마이크 매카시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후지나미의 변화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풀었다. 우선 후지나미는 포심 패스트볼(포심), 스플리터, 컷 패스트볼(커터) 등 3가지 구종에만 집중했다. 불펜으로 내려간 4월 27일부터 포심, 스플리터, 커터의 비중은 전체 투구의 95%였다. 일본 시절부터 지적받았던 투구폼도 손봤다. 매카시의 말에 따르면 후지나미는 홈플레이트를 향해 내딛는 발, 즉 왼발을 단단히 고정한 상태에서 전보다 직선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데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타자를 마주 보며 시작했던 와인드업 자세를 버렸다. 대신 주자가 없는 상황을 기준으로 이중 키킹 동작을 추가했다. 더 나아가 후지나미는 생체 역학적 관점에서 골반–어깨–팔꿈치 순의 올바른 에너지 전달을 의식하며 공을 던졌다. 휴식 일에도 공 없이 마운드 위에서 시뮬레이션하며 그 느낌을 찾는 데 집중했다. 당초 릴리스 포인트, 앞발을 내딛는 보폭 등 '보이는 동작'에 집중했던 과거와 확실히 대조적인 부분이었다. 그 결과 이중 키킹을 시작한 5월 28일부터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97.1마일에서 99.5마일로 상승했다. 상하좌우로 크게 흔들리던 릴리스 포인트도 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전 한신 타이거스 투수 코치인 나카니시 키요오키는 지난 7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후지나미의 변화된 투구폼에 대해 “현재는 상하체의 균형이 잘 잡혀 있어 체중이동이 전보다 잘되고 있는 거 같다”고 평가했다.안정된 투구폼 속에서 후지나미의 9이닝당 볼넷은 7.81개에서 4.01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 47.7%로 리그 평균 이하의 스트라이크존 투구 비율을 기록했던 후지나미는 어느덧 51.6%로 리그 평균(49.2%)을 상회하는 투수로 변모했다. 여전히 후지나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6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가운데 2번째로 높다. 하지만 최근의 퍼포먼스는 분명 이전과 눈에 띄게 달랐다. 그리고 7년 만에 가을 야구를 노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후지나미라는 ‘코인’에 또 한 번 베팅한다. 7월 20일 오클랜드와 볼티모어는 후지나미의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이적 후 평균자책점은 6.00으로 여전히 '미완의 원석'에 가깝지만, 피안타율 0.146을 기록하는 등 조커 카드로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과연 후지나미가 달라진 모습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볼티모어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어쩌면 조만간 후지나미가 라이벌, 오타니보다 더 빨리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장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이한규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 2023.08.21 18:30
프로야구

[IS 포커스] 타격폼 바꾼 두 천재의 추운 봄…WBC 탈락 이어 리그 초반 고전

KBO리그·한국 야구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와 강백호(24·KT 위즈)가 그 어느 해보다 추운 봄을 보내고 있다. 1년 차이 선·후배 사이인 두 선수는 강백호가 신인왕을 차지한 2018년부터 꾸준히 함께 평가받았다. 이정후가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높은 타율을 보여줬다면, 강백호는 고졸 신인 최다 홈런(29개)을 경신할 만큼 힘 있는 스윙이 돋보였다. 그러면서도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백호는 2021시즌, 8월 중순까지 4할 대 타율을 유지했다. 그해 타율 0.347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2022) 23홈런을 기록,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장타력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2022)은 희비가 갈렸다. 이정후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데뷔 첫 MVP(최우수선수)까지 올랐다. 2023시즌 종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며 거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기도 했다. 반면 강백호는 2차례 부상 탓에 62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고, 2할(0.245) 대 타율에 그쳤다. 재기를 노리는 강백호, KBO리그 고별 무대를 앞둔 이정후 모두 2023년은 특별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의 1라운드 탈락을 막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기세가 꺾인 채 개막을 맞이한 탓일까. 리그에서도 이름값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정후는 28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출전한 21경기에서 타율 0.232에 그쳤다. SSG 랜더스와의 지난 주말 3연전까지는 0.197에 그쳤는데, 그나마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과 28일 롯데전에서 16타수 6안타를 기록하며 반등, 2할 대로 다시 진입했다. 개막 2경기 만에 허리 통증이 생겼다. 빠른 공 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해 변화를 준 타격 폼도 적응이 더뎠다. 3안타 경기, 4타점 경기,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이끈 경기 등 반등 계기는 꽤 많았지만, 아직 MVP 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강백호도 마찬가지다. 그도 리그 투수들의 빠른 퀵모션과 구속에 대처하기 위해 타격 폼에 변화를 줬다. 두 다리 폭이 넓은 오픈 스탠스에 극단적인 레그킥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타자인데, 스탠스는 스퀘어로 바꿨고, 톱(배트를 잡은 손의 위치)도 이전보다 몸 뒤쪽으로 뒀다.; 첫 10경기에서 타율 0.409 3홈런 9타점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갑자기 슬럼프가 왔다. 지난 21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치른 7경기에서 타율 0.111에 그쳤다. 장타가 없다. 그사이 다시 오픈 스탠스로 변화를 줬고, 이전과 달리 상대 투구에 맞춰 이동발(오른발)을 올리는 등 전반적인 스윙 메커니즘에 다시 변화를 줬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위화감이 꽤 큰 폼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독이 된 것 같다. KT는 강백호가 부진한 사이, 8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정후와 강백호 모두 ‘천재’라는 수식어가 있는 선수들이다. 4월 경기력으로 남은 레이스 퍼포먼스를 예단하긴 어렵다. 아직 봄이 추운 두 선수가 5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4.29 12:50
프로야구

[IS 인터뷰] '원조 파이어볼러' 엄정욱 "부드럽고 간결한 문동주 나보다 한참 위"

지난주 프로야구 최고의 이슈는 문동주(20·한화 이글스)의 구속이었다.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1회 160.1㎞/h 직구를 포수 미트에 꽂았다. 국내 투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KBO리그 공식전에서 160㎞/h의 벽을 깼다. 문동주의 투구를 흥미롭게 지켜본 야구인이 많은데 엄정욱(42) 파이어볼 아카데미 감독도 그중 하나다. 엄 감독은 본지와 통화에서 "문동주가 나보다 한참 위인 거 같다"며 웃었다.엄정욱 감독은 '문동주의 길'을 먼저 걸었던 선배다. 선수 시절 자타공인 '파이어볼러'였던 그는 2003년 한화 이글스전에서 158㎞/h 강속구를 던졌다. 그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선 비공인 160㎞/h를 스피드건에 찍기도 했다. 문동주 이전 '공식전 160㎞/h'에 근접했던 그는 "문동주가 던지는 걸 봤는데 너무 좋더라. 투구 폼도 나쁘지 않고 (속구를 뒷받침하는) 커브도 위력적"이라면서 "올해 재능 기부하려고 (문동주가) 아카데미에 한 번 왔었다. 그래서 그런지 더 응원하게 된다. 투구 폼을 보면 문동주는 오랫동안, 잘 던질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엄정욱 감독은 2014년 은퇴했다. 그의 통산 성적은 171경기, 20승 18패 14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4.11. 성적에서 알 수 있듯이 선발과 중간, 마무리까지 모두 가능한 '전천후 투수'였다. 하지만 서른셋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유니폼을 벗었다. 강속구를 던지긴 했으나 몸이 오래 버티지 못한 탓이었다. 2006년 어깨와 팔꿈치에 모두 칼을 댔고 성공적으로 복귀하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그는 2012년 두 자릿수 홀드(12개)를 따내기도 했지만, 반복된 부상에 시달렸다. 그렇게 '공식전 160㎞/h'는 그의 손에 잡히지 않았다. 엄정욱 감독은 "(선수 시절) 팔꿈치를 3번, 어깨를 1번 수술했다. 수술 후에는 캐치볼을 하더라도 몸이 잘 풀리지 않더라. 어느 정도 통증을 참고 던졌다"며 "가끔 아프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내가 잘못한 거여서 후회는 없다"고 돌아봤다.문동주의 투구를 보면서 경계한 것도 '부상'이다. 구속에 욕심을 내다보면 자칫 어깨나 팔꿈치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엄정욱 감독은 "유소년 개인 지도를 하다 보면 선수들의 몸이 너무 뻣뻣하더라. 운동을 많이 하는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일본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보면 기본적인 걸 탄탄하게 한다"며 "운동량도 많이 차이 난다. 프로야구 2군 얘길 들어봐도 투수들의 투구 수가 적은 대신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 운동으로 회복하는 걸 배워야 하는데 다른 걸 하려고 하는 선수들이 많아 답답하기도 하다. 부상 방지를 위해서라도 더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투구 스피드에 대한 프로야구 안팎의 관심이 커졌다. 엄정욱 감독은 "제구가 구속보다 먼저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구속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며 "큰 무대(메이저리그)를 가려고 해도 문동주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같은 강속구 투수들의 진출 확률이 높지 않나. 구속이 관심받는 건 좋은 현상인 거 같다. (대회 성적이 좋지 않아) 혼도 나고 그랬지만 WBC에서 세계 무대와 차이가 난다는 걸 깨달은 게 좋은 계기로 작용했으면 한다"고 반겼다. 강하게 던지는 게 능사가 아니다. 강속구를 지속적으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엄정욱 감독은 "(구속을 높이려면) 러닝이나 가동성 훈련 같은 걸 잘해줘야 한다. 최근에 핫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훈련 영상을 봐도 힘만큼 강조되는 게 유연성"이라고 말했다. 엄 감독은 프로 첫 스프링캠프에서 152㎞/h를 기록했다. 어렸을 때부터 구속에 자신 있었지만,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더 향상했다. 프로 2년 차인 문동주의 구속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화는 다각도로 문동주를 관리하고 있다. 당장의 구속 향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한다. 입단 때부터 '될성부른 떡잎'이었던 문동주는 그렇게 자라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에게 맞는 투구 폼을 찾는 거다. 엄 감독은 "문동주는 폼이 너무 좋아서 안 다칠 거 같더라. 그만큼 부드럽고 간결하다"며 "지금처럼 부상 없이 롱런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1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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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한화의 린스컴’ 윤산흠은 어떻게 닥터 K가 됐을까

장발에 역동적인 오버핸드 투구폼. 메이저리그(MLB) 사이영상을 두 차례 받은 팀 린스컴을 연상하게 하는 한화 이글스 윤산흠(23)의 모습이다. 2019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던 그는 독립리그를 거쳐 2021년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입단 1년 만에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주며 한화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윤산흠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24와 3분의 2이닝 동안 33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 그가 기록 중인 9이닝당 탈삼진(K/9) 12.04개(9월 1일 기준)는 2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1위다. 윤산흠은 어떻게 '닥터 K'가 됐을까? 그가 던지는 구종은 직구와 커브 두 개에 불과하다. 대신 두 구종 모두 경쟁력이 높다. 현장에서 수준급의 수직 무브먼트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직구는 타자의 헛스윙을 쉽게 끌어낸다. 커브 역시 높은 회전수와 구속(스탯티즈 기준 시속 127.8㎞)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잡아내고 있다. 윤산흠은 '투 피치' 투수다. 직구(50.7%)와 커브(48.2%)를 거의 1대1 비율로 던진다. 올 시즌 20이닝 이상 불펜 투수 중 윤산흠보다 커브 구사율이 높은 불펜 투수는 없다. 직구-커브 1대1 투피치 조합을 가진 선수들이 MLB에는 여럿 있다. 제임스 카린책(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맷 반스(보스턴 레드삭스), 타일러 더피(미네소타 트윈스)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평균 시속 95마일(153㎞) 이상의 패스트볼과 82마일(132㎞) 이상의 빠른 커브를 던진다는 것이다. KBO리그에서는 흔하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KBO리그에서는 빠른 커브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투수들 대부분은 각이 큰 대신 스피드가 느린 커브를 던진다. 하지만 윤산흠은 희귀하게 구속이 빠르고, 낙폭도 큰 커브를 던진다. 실제로 올 시즌 윤산흠보다 커브 구속이 높은 선수는 9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 대부분 주 무기는 커브가 아닌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와 고속 슬라이더다. 윤산흠이 삼진을 뺏어내는 건 단순히 커브가 빨라서가 아니다. 두 개로 단순화된 구종은 상·하로 각기 다르게 투구됐다. 스트라이크존(S존)을 상·중·하로 삼등분했을 때, 윤산흠의 패스트볼은 주로 S존 상단(투구 비율 52.3%)에 집중돼 있다. 반면 커브는 S존 하단(투구 비율 50.7%)을 주로 향했다. 이유가 있다. 타자들의 구종 판단은 공이 투수의 손에서 떠난 시점부터 이뤄진다. 직선에 가깝게 뻗는 패스트볼인지,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인지를 타자가 파악하고 대처하는 건 공의 초반 이동 방향에 달린 셈이다. 투구에 대한 현대적 분석을 추구했던 MLB 투수 트레버 바우어는 이를 조기 식별(Early Identification)이라고 개념화하기도 했다. 올해 클리블랜드의 셋업맨으로 20경기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 중인 제임스 카린책 역시 조기 식별 이론을 활용 중이다. 터널링 이론에 따르면 직구와 커브의 이동 경로가 최대한 비슷해야 효과적이다. 커브는 일반적으로 타자의 눈높이에서 무릎까지 떨어진다. 카린책은 커브를 타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던진다. S존 높은 곳으로 날아가는 직구(하이 패스트볼) 역시 타자의 눈높이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두 구종이 포수의 미트에 들어가는 지점은 상반된다. 과거 투구의 상식으로 여겨지던 '낮은 직구'는 시작 시점부터 타자의 무릎을 향하기 때문에 타자의 조기 식별이 쉽다. 커브볼러 카린책은 낮은 직구 대신 하이 패스트볼로 타자의 조기 식별을 최대한 어렵게 만들었다. 카린책의 투구 원리는 윤산흠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의 조합, 시작점에서는 비슷하게 움직이나 홈플레이트에 가까워질수록 다른 방향을 향한다. 사실상 윤산흠의 투구 패턴은 하나다. 하이 패스트볼과 낮게 떨어지는 커브가 전부다. 타자는 터널링(tunneling, 일정 구간까지 타자가 구종을 분간하기 어렵도록 던지는 기술. 마치 터널을 통과하는 것과 같이 같은 궤적을 공유하는 것)으로 인해 조기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두 구종이 1대1로 날아오기 때문에 하나의 구종을 노리기도 쉽지 않다. 두 구종 모두 수준급의 구속과 무브먼트를 지녔기에 정타를 때리기 어렵다. 여기에 극단적인 오버핸드 투구폼도 윤산흠의 진화를 도왔다. 윤산흠은 머리 위에서 공을 던지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높은 릴리스 포인트를 형성한다. 이 투구폼 덕분에 상하 무브먼트가 수준급인 패스트볼과 반대 방향으로 떨어지는 커브 조합 효과는 배가된다. 윤산흠은 이 터널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터널링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종의 상하 움직임 차이뿐 아니라 좌우 무브먼트의 차이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높은 릴리스 포인트를 이용해 12시 방향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뜨려야 터널링 효과가 커진다. 패스트볼과 극단적인 오버핸드 투구폼은 이런 움직임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윤산흠은 터널링에 적합한 폼과 구종을 가지고 있다. 육성 선수로 입단해 방출됐고, 독립 리그를 거친 그는 살아남기 위해 지금의 투구 폼을 만들었다. 그 스토리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살아남기 위해 변화한 끝에 그는 리그에서 흔하지 않은 스타일의 투수로 진화했다. 아직 제구력과 체력 등 보완할 부분은 있지만, 삼진을 뺏어내며 타자를 압도하는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입증해냈다. 그가 '특이한' 투수가 아닌 '특별한' 투수인 이유다. 이재성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 2022.09.02 10:01
프로야구

'1군 상륙' 특급 루키 문동주, 차근차근 적응 중

오랜 기다림 끝에 1군에서 데뷔한 문동주(19·한화 이글스)가 프로 무대에 연착륙하고 있다. 문동주는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 7회 초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두 번째 1군 등판이었다. 지난 3월 옆구리 부상을 입고 재활 훈련에 전념했던 문동주는 데뷔전인 지난 1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1군의 매운맛을 제대로 봤다. 3분의 2이닝만 투구하면서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그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문동주는 이날 직구 최고 시속 154㎞를 기록했지만, 제구가 흔들렸다. 투구 수 26개 중 12개가 볼이었다. 두 번째는 달랐다. 13구 중 9구가 스트라이크였다. 구위는 여전했다. 직구 최고 시속이 157㎞, 평균 시속은 156㎞에 달했다. 직구와 변화구를 고루 섞으며 1이닝을 퍼펙트로 마쳤다. 첫 등판과 달리 마운드에서 웃는 모습도 보였다. 이 경기 해설을 맡았던 양상문 SPOTV 해설위원도 문동주의 구위에 감탄했다. 양 위원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그 나이의 국내 투수가 꾸준하게 시속 150㎞ 이상을 기록한다는 것 자체가 경이롭다"며 "투구 폼이 유연하고 깔끔하기 때문에 부상도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고 호평했다. 투구 폼도 안정되는 중이다. 양상문 위원은 "스프링캠프 때 문동주는 변화구를 던질 때 팔 스윙이 조금 좋지 않았다. 투구 시 팔이 오른손 타자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13일 투구를 보니 몸의 축에 맞춰 정상적으로 팔을 돌렸다"며 "팔 스윙이 개선되면 제구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캠프 때는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양상문 위원은 "첫 등판 때도 기술적인 측면은 (두 번째 등판과) 비슷했다. 다만 LG에 좋은 타자들이 많았고, 문동주도 데뷔전에 대한 부담감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경험이 쌓이면 더 좋은 투구가 나올 것"이라며 "문동주는 결국 선발로 갈 투수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선발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한화가 시스템에 맞게 잘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차승윤 기자 2022.05.15 15:05
야구

8연승 도전 김원형 감독 "선수들, 이렇게 잘해줄 줄 몰랐다"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잘해줄 거라 정말 생각 못 했다." 개막 7연승을 질주한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선수들의 활약에 크게 미소 지었다. SSG는 지난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9-5로 승리했다. 에이스 김광현이 6이닝 1피안타 5탈삼진으로 복귀전에서 첫 승을 거뒀고 주장 한유섬이 5타점,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이 2타점으로 해결사가 됐다. 사령탑의 얼굴에도 미소가 드러났다. 김원형 감독은 10일 KIA와의 3차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이렇게까지 선수들이 잘해줄 거라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웃었다 이날 김원형 감독은 주축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연이어 날렸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는 아무리 김광현이라도 부담스럽겠다 싶었다. 구장을 거의 가득 채운 팬분들이 있으셨고 복귀전이기까지 했다"며 "이런 부담감을 이겨내고 공을 던진다는 게 대단하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스프링캠프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런데 몸을 잘 만들고 투구 폼도 건재하다. 역시 김광현이라고 느꼈다"고 치켜세웠다. 김광현과 배터리를 이뤘던 주전 포수 이재원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김 감독은 "이재원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팀에서 보여줬던 좋은 모습 덕분에 투수들이 그를 많이 신뢰한다"며 "재원이도 그에 책임감 지니고 잘 리드해주고 있다. 어제 경기 끝나고도 얘기했는데 볼 배합에 대해서는 조금도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은 7연승에 기뻐하면서도 들뜨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7연승을 했지만 경기가 아직도 많이 남았다. 작년에도 잠깐이지만 1등을 해봤다"며 "선수들에게 '지금 좋은 선수들로 구성됐는데 시즌 끝날 때까지 아프지 않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당장 1~2위를 하는 것에 팬들은 좋아하시지만 저는 좀 더 냉정하게 봐야 한다. 경기 거듭하면서 안정적으로 팀이 돌아갈 때가 되면 순위를 의식하겠다"고 전했다. 인천=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4.10 12:08
야구

돌아온 상무 에이스... SSG 조성훈 "조급하지 않겠다"

전역 후 첫 시즌을 아쉽게 마쳤던 오른손 투수 조성훈(23·SSG 랜더스)이 2022시즌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년 전 겨울 조성훈은 당시 신생 SSG에서 가장 기대받는 투수 자원 중 한 명이었다. 2020년 상무에서 13경기 45와 3분의 2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활약하고 돌아온 때였다. 당시 최고구속이 시속 154㎞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그는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오래 걸렸다. 설상가상 시즌 중에는 어깨 염증까지 그를 괴롭히면서 한 시즌을 허무하게 날렸다. 올해는 다르다. 재활을 마무리한 그는 조급함을 버리고 1군 캠프를 완주했다. 조성훈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작년 캠프 때는 김원형 감독님도 새로 오셨을 때고 코치님들한테 상무에서 잘했던 모습을 좀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했다”며 “올해는 그냥 전지훈련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다. 딱 해야 할 것에만 집중했다. 피칭이 마음에 들어도 정해진 개수를 지키고 날씨가 추울 때는 페이스 조절도 하면서 캠프를 치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공만 던질 수 있고 페이스를 제대로 올린다면 언제든 1군에서 던질 수 있다고 믿는다"며 조급해하지 않겠다고 했다. 조성훈은 좋았던 상무에서의 기억을 가지고 2022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조성훈은 “당시 하체의 리듬과 안정성을 중시하면서 던졌더니 타자와 싸울 수 있을 만큼 제구가 잡혔다”며 “올해는 스트라이크존도 바뀌니 더 자신 있고 과감하게 던지겠다. 굳이 예전 단점(제구)을 의식하기보다 강점(구위)을 더 키우려 한다. 감독님께서도 바깥쪽 안쪽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가운데 보고 강하게 던지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종도 작년 슬라이더가 괜찮았는데 캠프에서 던져보니 커브도 상무 때만큼 괜찮아졌고 체인지업도 꽤 좋아 연습했다”며 “상무에서 던졌던 빠르게 꺾이던 커브를 결정구로 많이 활용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스스로 투구 폼도 교정했다. 조성훈은 “캠프 초반에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었다. 직접 영상을 찾아보며 연구했다”며 “다른 팀에서 잘 던지는 최준용(롯데 자이언츠), 원태인(삼성 라이온즈)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달라진 포인트는 왼팔의 높이다. 그는 “글러브를 낀 왼팔이 조금 낮았다. 오른팔도 그동안 세게 던지려고 꼬아서 던지는 경향이 있었다”라며 “왼팔 위치를 조정하면서 오른팔이 빨리 나올 수 있게 열었더니 오른팔을 꼬지 않고도 강하게 뿌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조성훈은 당장 1군 선발 후보보다는 불펜으로 꼽히지만, 선발로서 잠재력은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김원형 감독 역시 그를 잠재적 선발 후보군에 포함했다. 조성훈은 “주자가 가 있는 상황에서 많이 나가게 될 테니 세트 포지션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도 “처음에는 불펜으로 시작하겠지만, 선발로 기회를 한 번 받을 수 있다면 던져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선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3.08 07:30
야구

데뷔 첫 1군 무대 밟았던 키움 김인범 "내년엔 30이닝이 목표"

키움 히어로즈 투수 기대주 김인범(21)이 내년 시즌 담금질을 시작했다. 김인범은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전라남도 고흥군에서 열리는 마무리캠프 겸 유망주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올해 신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투수 주승우를 비롯한 30명의 선수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인범도 이 중 하나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34순위로 지명된 김인범은 지난 8월 29일 잠실 LG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시즌 성적은 3경기 5와 3분의 1이닝 무실점. 피안타율이 0.158,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0.75로 낮았다. 퓨처스리그에서도 준수한 활약(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7)을 보여줘 2022시즌이 기대되는 선수다. -2019~20시즌에는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도 파견됐었는데. "당시 경험이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난타당했다. 피홈런도 많았고 점수도 많이 내줬다. 그렇게 얻어맞으면서 많이 배웠다. 외국인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과 상관없이 눈에 보이면 일단 스윙하는 스타일이더라. 그래서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 여러 유형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어디로 던지면 타자가 치기 어려운지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제구의 중요성을 배웠다. 마운드에서 더 집중했고 연습량도 늘어났다. 그런 부분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정식 선수로 등록돼 1군에 합류했는데. "처음 1군에 합류했을 땐 등록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부산 원정을 따라갔는데, 송신영 투수 코치님이 등록될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프로 생활 3년 만에 처음이어서 기분 좋았고, 부모님께도 연락드렸다. 부모님 친구분들께서 제가 언제 나오냐고 많이 물어보셨는데,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어서 기뻤다."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첫 등판이 잠실 LG전이었고 첫 타자가 김현수 선배님이었다.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부터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기하게 내 생각대로(결과 2루수 땅볼) 잘 풀렸다. 그러다 보니 다음 타자부터는 공을 던지는 게 재밌었다. 마음이 안정되니까 수비나 그라운드를 살펴보는 여유까지 생겼다. 난 긴장하면 머릿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먼저 생각하는 편이다. 이 타자에게 이 카운트에 어떤 공을 던질지 등판하기 전부터 생각한다. 그게 잘 맞아떨어지는 날은 모든 게 잘 풀린다." -모든 경험이 새로웠을 거 같은데. "SSG 랜더스전에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1과 3분의 1이닝을 잘 막고 팀이 역전까지 해 이겼다. 경기 끝나고 '내 투구가 팀 역전의 발판이 됐다'고 말씀하신 홍원기 감독님의 기사를 봤다. 엄청 기분이 좋았다." -U-23 야구월드컵에서도 활약이 괜찮았는데. "질롱코리아에서 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호주에서 상대했던 외국인 타자들과 유형이 비슷했다. 그래서 상대하기가 조금 더 수월했다. 원하는 곳에 공이 잘 들어가기도 했고 변화구가 잘 통했다. 계획이 완전히 들어맞진 않았지만 60~70% 정도는 내 뜻대로 투구가 이뤄졌다." -자신의 강점을 꼽자면. "변화구가 좋다. 주무기는 커브다. 결정구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주로 포크볼을 많이 쓰고 슬라이더는 볼카운트를 잡을 때 사용한다. 특히 내 장점은 커브와 슬라이더가 각각 2개라는 거다. 느린 공과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 공을 던질 때 폼도 비슷해서 친구들도 변화구 대처가 쉽지 않다고 하더라." -프로 3년 차인데 지금까지는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60점을 주고 싶다. 1~2년 차 때 정말 좋지 않았다. 특히 2년 차 땐 정말 성적이 좋지 않아서 정신적으로도 아주 힘들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송신영 코치님께 도움을 많이 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 과거에는 변화구보다 빠른 공을 많이 던졌다. 코치님들께선 변화구를 많이 쓰라고 조언해주셨지만, 말씀을 잘 듣지 않았다. 그래서 혼도 많이 났었다. 그런데 송신영 코치님께서 옆에서 조언을 계속해주시니까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을 차린 셈이다. 그때부터 변화구를 주무기로 썼다." -이번 캠프에서 보완하는 부분은. "모든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그중에서도 구속을 올리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최고 구속보다 평균 구속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속 1㎞ 올리기가 정말 힘들다. 수치적 목표를 가지기보다는 올 시즌보다 더 나아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 부분을 더 꼽자면 체력이다. 아직 스태미나가 부족하다. 4회까지는 괜찮지만 80구를 넘어가면 구속이 많이 떨어진다. 내년에는 최소한 5회까진 같은 구속이 나올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다." -다음 시즌 목표는. "한 시즌 내내 1군에서 30이닝 이상 던지는 거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1.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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